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 영업을 택했던 처남이 DISC 검사에서 알게 된 것

DISC-검사-사진
좋은 정보는 함께 나눠요

처남은 대학 졸업 후 줄곧 영업직만 고집했습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니까 영업이 잘 맞을 것”이라고 늘 말했는데, 정작 실적은 신통치 않았고 본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눈치였습니다.

이 글은 곁에서 지켜본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한 경험담입니다. 저는 진로상담사나 인사 전문가가 아니며, 검사 문항이나 정식 채점 기준은 다루지 않습니다.

서른 살 무렵 이직을 준비하던 중 취업 컨설팅 센터에서 DISC 검사를 받게 됐는데, 결과를 보고 처남도 저도 다들 놀랐습니다. 처남의 가장 높은 지표는 영업과 어울릴 것 같은 ‘주도형’이 아니라, 꼼꼼하고 신중한 성향을 뜻하는 ‘신중형’이었습니다. 명절에 모여 그 얘기를 나눴을 때, 가족들도 다들 “그러고 보니 어릴 때부터 뭘 사도 꼭 후기부터 꼼꼼히 찾아보던 애였다”며 뒤늦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처남은 처음엔 결과를 믿지 못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랑 있는 게 좋은데 왜 이렇게 나오지”라며 의아해했습니다. 그런데 컨설턴트 선생님과 상담을 이어가면서, 처남은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건 사람을 설득하고 밀어붙이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꼼꼼하게 문제를 해결해주는 과정이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결국 처남은 영업직 대신 고객 성공 관리 직무로 방향을 틀었고,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경험이 신기해서 찾아보다가 알게 된 개념이 ‘DISC 검사’였습니다.

DISC 검사는 사람을 어떤 네 갈래로 나눌까

DISC는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이라는 네 가지 유형으로 사람의 행동 성향을 나눠보는 검사입니다. 처남의 경우, 사람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사교형이나 주도형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관계 안에서도 꼼꼼하게 절차를 지키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만족감을 느끼는 신중형에 가까웠던 셈입니다. 영업이라는 직무 자체가 빠른 설득과 추진력을 요구하다 보니, 처남에게는 스타일 자체가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었던 것과 비슷했습니다.

성향과 직무가 어긋나면 왜 그렇게 힘들까

컨설턴트 선생님이 설명해주신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DISC는 능력의 좋고 나쁨을 가리는 검사가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에너지를 덜 쓰고 자연스럽게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도구라고 하셨습니다. 처남이 일하던 영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업무 방식과, 처남이 편안하게 느끼는 일하는 방식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는 게 그날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이 설명을 듣고 나니, 그동안 처남이 왜 그렇게 지쳐 보였는지 조금은 이해가 됐습니다.

더 흥미로웠던 건 DISC 네 가지 유형이 순수하게 하나로만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주된 유형과 보조 유형이 함께 섞여서 나타나고, 상황에 따라 어떤 유형이 더 강하게 드러나는지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처남도 신중형이 가장 강하게 나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데서는 사교형 성향도 어느 정도 함께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컨설턴트 선생님은 처남에게 사람과 아예 무관한 직무보다는, 사람을 만나되 꼼꼼함이 함께 요구되는 고객 성공 관리 같은 직무를 추천해주셨던 것이었습니다.

곁에서 다시 보게 된 것들

이 일을 지켜보면서 저도 제 주변 사람들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회사에서 유독 꼼꼼하게 자료를 준비하는 동료를 답답하게 여겼는데, 어쩌면 그 사람에게는 그게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일 처리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빠르게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사람을 보며 성급하다고 여겼던 것도, 그 사람의 타고난 성향이 그렇게 움직이도록 만든 것뿐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사람마다 편안하게 느끼는 속도와 방식이 다르다는 걸, 처남의 일을 계기로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팀 안에서도 서로 다른 성향이 왜 필요한지 조금 이해가 됐습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방향을 정하고, 누군가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고, 누군가는 팀의 흐름을 안정시키고, 또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세부적인 부분을 확인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차이를 그냥 성격 차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서로 다른 방식이 하나의 팀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나눌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남의 일을 겪고 나니, 이런 시각이 훨씬 실감 나게 다가왔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 글은 곁에서 지켜본 한 사람의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저는 진로상담사나 인사 전문가가 아니며, 심리학과 관련 도구를 공부하며 정리한 내용을 씁니다. DISC 검사는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에게 잘 맞는 환경과 방식을 찾는 데 참고할 자료입니다. 지금 하는 일이 유독 힘들고 지친다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방식으로 애쓰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돌아봐 주시면 어떨까요. 처남은 요즘도 종종 “그 검사 한번 받아본 게 인생에서 제일 잘한 선택 같다”며 웃으며 말하곤 합니다.

김선진